눈이 많이 와서 갑자기 설산이 보고 싶어 여자 혼 덕유산 다녀온 후기를 풀겠습니다. 겨울 설산 등산은 처음이라, 등린이분들은 제 블로그를 참고하면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습니다.
서울에서 지방에 있는 유명한 산들을 셔틀버스로 왕복할 수 있는 방법이 있습니다. 알레버스나 산악회셔틀버스를 예약해서 탑승하면 되는데, 저는 이번에 알레버스를 이용해봤습니다.(광고x 내돈내산)
겨울 설산 등산 복장
저같은 등린이분들은 기존에 가지고 있는 등산복 복장이 많이 없을 것 같은데 제가 입고 간 복장을 참고해주세요. 다른 분들을 보니 콜롬비아, 아크테릭스, 블랙야크 등 전문적인 느낌이 드는 브랜드의 등산복이나 가방을 가지고 오셔서 괜히 위축됐네요. 저는 나이키, 아식스 등 평소에 많이 입는 스포츠 브랜드 옷을 입고 다녀왔습니다.
✔ 필수: 등산화, 아이젠, (스마트폰 터치되는)장갑, 양말 두켤레, 귀마개
✔ 선택: 선글라스/고글, 모자, 스패츠, 목토시, 목도리, 스틱
+ 갈아입을 옷, 갈아신을 양말
기능성티셔츠 - 얇은 후리스(스포츠 브랜드) - 기모 후리스(스포츠 브랜드) - 경량패딩 - 바람막이
+장갑, 귀마개, 마스크
긴팔의 땀을 잘 배출하는 기능성 티셔츠를 입었습니다. 설산은 춥기 때문에 따뜻하게 히트텍을 입고 가시려는 분들이 많지만 히트텍은 땀이 잘 나면서 배출이 잘 안되어 젖어버릴 수 있습니다. 땀에 옷이 젖으면 체온도 같이 떨어지기 때문에 히트텍보다 운동복이나 기능성 티셔츠를 입는 것이 좋습니다.
상의는 총 5겹을 입고 등산하다가 땀이 날 것 같으면 하나씩 벗어서 배낭에 넣었습니다. 추위를 많이 타서 그렇게 입었는데도 추워서 걱정을 많이 했지만 등산을 하다보니 열이 쉽게 오르더라고요. 그래서 본격적으로 올라갈 때에는 기능성티셔츠, 기모 후리스, 바람막이 이렇게 3개를 입었습니다.
하의는 엄마의 블랙야크 기모 등산바지를 입었습니다. 안에 레깅스를 입으려다가 올라갈 때 땀이 날 것 같아서 1겹만 입었는데 딱 좋았습니다.
신발은 저희 엄마가 신는 K2 고어텍스 등산화를 빌려서 신고 갔습니다. 곤돌라를 타고 왕복하시는 분들은 아무 운동화를 신어도 되지만, 하이킹하시는 분들은 꼭 등산화를 신으라고 추천하고 싶습니다. 등산화가 없다면 새로 사거나 빌려서 꼭 신고가세요. 방수가 되지 않는 얇은 매쉬 소재로 된 운동화나 등산화를 신고가면 동상 걸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이젠도 필수템입니다. 얼음 빙판과 눈길이 산행길의 90% 정도이기 때문에 미끄러지지 않으면서 오르기 위해서는 아이젠이 필요합니다. 등산 스틱도 가져갔지만 아이젠만 있다면 굳이 들고갈 필요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스패츠는 신발과 바지 사이에 눈이 들어가지 않도록 막아주는 건데, 눈이 많이 와서 발목 이상까지 쌓였다면 스패츠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전날 눈이 왔길래 지인한테 빌려서 갔는데, 이건 없다면 굳이 가져가실 필요 없습니다. 등산로 쪽은 눈을 옆으로 다 치워두어 발목 이상까지 눈이 쌓여있는 곳이 없었습니다.
장갑과 양말은 두켤레씩 가져가시면 좋습니다. 저는 방수가 되는 장갑이 없었고, 스키장갑을 끼기에는 너무 답답할 거 같아 털이 복슬한 수면장갑을 가져갔습니다. 터치가 안되어서 중간에 사진을 찍을 때 계속 벗다가 많이 떨어뜨려서 쉽게 젖었고 불편하더라고요. 그러니 터치가 되는 장갑을 가져가시면 편할 것 같습니다.
저는 머리에 땀나는 게 싫어서 귀마개를 했습니다. 머리가 엉키거나 땀이 나는 걸 싫어하시는 분들은 귀마개 하는 걸 추천합니다. 춥지 않게 정상까지 잘 오를 수 있었어요. 목토시가 없어서 목도리를 하려했지만 올라갈 때 거추장스러울 거 같아 마스크를 챙겨갔습니다. 햇빛이랑 바람을 다 막아줘서 자외선 차단과 추위 예방에도 효과가 좋았어요. 다만, 마스크 안팍 온도차 때문에 습기가 찰 수 있어 마스크를 여러개 챙겨가는 것이 좋습니다.
준비물
✔ 필수: 가방, 물 500ml 두병, 보조배터리, 핫팩 2~3개, 휴지, 비닐, 간식
✔ 선택: 선크림/선스틱, 버스에서 신을 슬리퍼, 온열 안대
물은 생수 작은 거 두병이면 충분합니다. 따뜻한 물을 가져가라고 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저는 그 필요성을 못 느꼈어요, 차라리 보온병에 따뜻한 물을 담아가시기 보다는 이온음료를 한병 더 챙겨가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물만으로는 그 갈증이 해결되지 않는 기분이었는데, 옆에 포카리스웨트 분말가루를 챙겨오신 분이 너무 부러웠습니다.
핫팩은 하이킹 시작하기 2시간 전에 미리 까서 준비해두세요. 저는 휴게소에 들렸을 때 준비했는데, 핫팩이 데워지는 데 은근 시간이 많이 걸리더라고요. 그래서 오히려 하산하고 나서 핫팩이 더 따뜻해져있었습니다. 사당에서 출발할 때부터 핫팩을 뜯어서 흔들어주세요.
저는 산에서 먹을 간식으로 에너지바, 삶은계란, 오이, 떡, 사탕을 챙겨갔습니다. 올라가면서 잠깐 쉴 때 먹을 수 있는 작은 초콜렛이나 사탕도 꼭 챙겨가세요. 대피소나 정상에 올라가기 전까지 배고파서 중간중간 계속 뭘 먹었습니다.
개인적으로 가장 추천하는 것은 오이! 향적봉 대피소에서 오이를 먹었는데, 식감이 아삭하면서 수분충전도 제대로 되어 남부럽지 않았습니다. 컵라면을 먹고 싶은 생각도 있었지만 밀가루를 먹으면 소화가 잘 안 될 거 같아서 제가 챙겨간 간식들로 배를 채웠습니다.
추운 날씨에는 핸드폰 배터리가 빨리 닳기 때문에 보조 배터리도 챙기면 좋습니다. 사진을 찍거나 등산경로를 확인하려면 핸드폰 배터리가 넉넉해야 마음의 안정이 오더라고요. 주말에 등산하신다면, 혼자가더라도 산악회에서 오시는 분들이 많기 때문에 이분들만 따라가면 됩니다.
덕유산 알레버스
사당역 6번 출구(06:50) - 신갈시외버스정류장(07:15) - 안성탐방지원센터(09:50) - 웰컴센터 앞 주차장(10:20)
갈 때에는 금산 인삼랜드 휴게소에서 20분, 올 때에는 청주휴게소에서 15분정도 쉬었습니다. 기사님이나 교통상황에 따라 방문하는 휴게소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덕유산으로 가는 알레버스는 사당에서 출발해 신갈시외버스정류장을 경유해서 덕유산까지 갑니다. 똑같은 버스가 왕복하기 때문에 본인 좌석에 짐을 보관할 수 있어 등산할 때 필요없는 것들은 버스에 두고 내릴 수 있으니 참고해주세요. 버스에는 충전케이블을 꽂는 곳이 있기 때문에 오갈 때 usb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정상까지 도보로 등산하시는 분들은 안성탐방지원센터에서 하차하시면 됩니다. 곤돌라(케이블카)를 타고 왕복하시는 분들은 웰컴센터 앞 주차장에 내려서 가시면 됩니다. 왕복으로 곤돌라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꼭 미리 예약하셔야 합니다. 주말에는 이용객들이 많아 마감되는 경우도 있으니 미리 구매해두세요.
::: The Best Choice - Deogyusanresor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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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곤도라 예약 곤도라를 타고 덕유산 정상까지 쉽게!! 덕유산 리조트에 오신것을 환영합니다. ※ 평일은 “현장 구매”만 가능합니다.
www.mdysresort.com
네이버 예약을 하면 10% 할인된 가격에 구매할 수 있습니다. 이때 당일 예약건은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방문하기 최소 하루 전에 예약해주셔야 합니다.
네이버 지도
무주덕유산곤도라
map.naver.com
하행 편도만 이용하시는 분들은 따로 예약없이 현장에서 발권하셔야 합니다.
덕유산 산행코스
정상까지 산행하시려는 분들은 A코스를, 케이블카를 타고 왕복해서 덕유산을 살짝 체험해보고 싶으신 분들은 B코스를 이용하시면 됩니다.
A코스: 약 9.3km 5시간
안성탐방지원센터 - 동엽령 - 백암봉 - 중봉 - 향적봉 대피소 - 향적봉 - 설천봉
제가 방문했을 때에는 눈이 많이 내려, 안성탐방지원센터의 탐방로가 통제되었습니다. 그래서 구천동 - 향적봉 - 설천봉으로 아래와 같이 경로가 변경됐습니다.
A코스: 구천동-설천봉 코스 약 9.4km, 4시간 30분
구천동 주차장 - 구천동탐방지원센터 - 어사길 - 백련사 - 향적봉 - 설천봉
B코스 : 약 5.5km, 2시간 30분
설천봉 - 향적봉 - 향적봉 대피소 - 중봉 - 백암봉 (왕복)
등산로 초반에는 아스팔트 도로이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그냥 오르다가 눈길, 빙판길이 나오면 아이젠을 착용하시면 됩니다. 버스에서부터 아이젠을 착용하고 걸으면 무릎에 무리가 갈 수 있습니다.
올라가다보면 눈이 많이 쌓여 흙바닥은 볼 수가 없었습니다.
아래쪽은 눈이 많이 녹은 편이라 나무 위에 쌓인 눈은 거의 안 보였습니다. 그리고 눈이 녹아서 머리 위로 물방울이 조금씩 떨어졌습니다. 이때부터 땀이 나기 시작해서 저는 경량패딩을 벗고 가방에 넣었습니다.
올라가다보면 계단에도 눈이 쌓여서 아이젠 없이는 못 올라가겠다 싶은 구간들이 많이 있었습니다. 그러니 아이젠이 없다면 꼭 구매해서라도 챙겨갸셔야합니다.
중간중간에 사진을 찍지 않고는 못 넘어갈 것 같이 이쁜 풍경들이 펼쳐집니다. 저는 저기 절같이 보이는 곳에서 간단하게 간식을 먹었습니다. 구천동에서 출발하면 저기 절까지 1시간 가량 걸립니다.
올라갈수록 무릎정도 깊이까지 눈이 많이 쌓여있습니다. 그래도 사람들이 많이 다니는 길은 사진과 같이 정리가 잘 되어있기 때문에 신발 안쪽으로 눈이 들어갈 일은 거의 없습니다.
향적봉 대피소에는 간이 매점이 있습니다. 컵라면이나 커피, 물, 음료 등을 사먹을 수 있고, 취사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서 간단하게 허기만 채우고 곤돌라를 타고 내려와서 리조트의 푸드코트를 이용하셔도 됩니다.
많은 분들이 찾는 신라면 컵라면은 3,000원입니다. 여기에서 부탄가스를 빌려서 삼겹살을 구워드시는 분까지 봤는데, 정말 맛있겠더라고요. 전투식량처럼 발열되는 도시락인 핫앤쿡도 많이 챙겨오셨습니다.
라면밥(김치찌개, 미역국, 짬뽕), 제육비빔밥, 쇠고기비빔밥, 짜장밥 등 다양한 맛으로 나와있더라고요. 저도 다음에 겨울 등산을 하게 되면 정상에서 뜨끈하게 먹을 수 있는 발열식량을 한번 가져가보려고 합니다.
향적봉 대피소에 오면 많은 분들이 자리를 잡고 밥이나 간식을 드시고 계시는데 여기 풍경도 정말 멋졌습니다. 매점을 방문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여기에 꼭 멈춰서 풍경을 감상하고 가세요.
향적봉 대피소에서 간단하게 먹고 쉬다가 설청봉으로 이동하면 되는데 20분가량 소요됩니다. 여기에는 흔히 산정상에 있는 비석 두개가 있는데 사진을 찍기 위한 줄이 상당히 깁니다. 20~30분 정도 기다려야 하니 여유있게 시간을 계산하셔야 합니다.
저는 혼자 가서, 비석에서는 굳이 사진 찍고 싶지 않아 그냥 정상에서 보이는 풍경을 찍었는데, 이것도 너무 이뻤습니다.
정상에서 사진을 찍고 케이블카로 하산하기 위해 곤돌라를 탑승하는 곳으로 이동했습니다. 케이블카에서 내려 정상으로 올라오는 분들과 내려가는 분들이 많아 한줄로 가야합니다. 여기도 눈길로 되어 있어 웬마하면 아이젠을 끼는 게 좋습니다. 곤돌라로 왕복하시는 분들도 아이젠을 대여하거나 구매하시는 편을 추천합니다.
곤돌라를 탑승하는 곳으로 내려오면 리조트의 스키장과 합쳐집니다. 여기에는 유명한 덕유산 cctv가 있는데, cctv 앞으로 가면 실시간으로 본인을 모니터 화면에서 볼 수 있습니다. 첨부한 링크에서 덕유산 cctv를 볼 수 있는데, 저기 화면에 본인이 나오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설천봉에서 곤돌라로 하산할 때에는 티켓을 먼저 사고 줄을 서야합니다. 길게 늘어져있는 줄은 케이블카 탑승 줄이고, 오른쪽에 하행 곤돌라 티켓을 파는 곳이 있는데, 티켓부터 구매해주셔야 합니다.
하행 곤돌라는 현장 발권으로 탑승하면 되고, 마지막 케이블카는 오후 4시 30분입니다. 오후 늦은 시간이 될수록 탐방객들이 많이 몰려서 1시간 이상 기다려야할 수도 있습니다. 저는 3시쯤에 갔는데 10분정도 기다리고 바로 탈 수 있었습니다.
알레버스를 이용하시는 분들은 곤돌라를 타고 하산하셔야 합니다. 시간적 여유가 있더라도 곤돌라를 탑승하는 곳쪽에서 버스가 대기하고 있기 때문에 도보로 하산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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